천문동 天虋冬 약효

천문동 天虋冬 (본경소증 本經疏證)

1. 천문동 天虋冬 (본경소증 本經疏證)

천문동
천문동


천문동은 봄에 덩굴이 나오는데 크기는 인동덩굴만 하여 한 장이 넘는다. 잎은 소회 향 같고 끝이 뾰족이 가늘고 매끄러우며 거꾸로 난 가시가 있다. 또한 껄끄럽고 가시가 없는 것은 잎이 실처럼 가늘게 퍼져있는데 이것은 한 가지 약물이다. 

여름에 작고 하얀 꽃이 피며 노란색과 보라색 꽃도 있다. 뿌리에 곁가지가 있다. 伏이 지나도록 꽃이 피지 않으면 씨가 저절로 열린다. 

뿌리는 백색이거나 황자 색이며 둥글고 손가락같이 생겼으며 길이는 2-3촌 정도며 큰 것이 좋다. 한 그루에 19-20매가 같이 붙어 있으며 쭈글쭈글한 게 백 부근과 비슷하다. 낙중에서 나는 것은 잎이 크고 줄기가 거칠며 영남에서 나는 것은 꽃만 없을 뿐 다른 게 없다. 뿌리를 비벼서 끓이면 비단을 하얗게 빨아내는데 희기가 모시 같다. 


꽃과 열매는 초목의 功能이 완성되어 나타나는 때이다. 꽃은 초목의 기가 극성한 모습이고 열매는 초목의 기가 거두어 저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초목의 종류가 아주 많아서 성질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다. 그러므로 꽃만 피고 열매가 없는 것과 꽃은 피지 않고 열매만 맺는 것이 있는 데 이것은 때와 장소(산지)와는 관계가 없다. 

그러나 천문동은 그때가 적당하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지만 그때를 넘기면 꽃은 피지 않고 열매가 달린다 그리고 어떤 곳에 심으면 꽃은 안 피고 열매만 열리고 어떤 곳에 심으면 꽃도 피고 열매도 열린다. 

대저 立夏에 꽃이 펴서 가을에 씨가 맺히는데 만약 伏날에 이르면 꽃은 피지 않고 열매가 열린다 또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開花하고 結實하지만 유독 영남 지방에서는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는다.

여름은 陽氣가 가장 무성한 시기다. 伏에 이르면 양기가 극한까지 치성했다가 마악 물러나려는 때다. 백월(百粵)은 적도에 가깝다. 그래서 양기가 일 년 내내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바다의 영향으로 아무리 더워도 저녁에는 서늘하다. 그래서 내륙처럼 양기가 완전히 무성했다가 완전히 수렴하는 순환과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천문동은 오로지 양기가 비정상적으로 치성한 것을 거두어들이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禁忌證에는 절대로 써서는 안 되는데 잘못 쓸 경우에는 그나마 양기를 거두어 버리게 된다. 이것은 갓을 메거나 신발을 신지도 않고 먼저 다리부터 내달려서 목을 베지 않고도 목숨을 잃는 꼴이다. 


가지와 잎은 초목의 효능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다. 가지는 氣가 다니는 길이며 잎에서는 본성이 드러난다. 그러므로 약물의 본성이 潤澤하면 반드시 가지가 매끄럽고 윤택하며 잎도 부드럽다. 그러므로 根本과 枝葉의 성질이 다른 것은 없다. 

그런데 천문동은 아주 부드럽고 윤택한 식물인데 枝葉에 逆刺가 생기지 않으면 잎이 껄끄럽고 가늘게 퍼져 있다. 가시는 줄기의 중간에 가로로 나오며 껄끄럽다(澁)는 것은 잎의 표면이 까실하다는 것이다. 이에 天虋冬은 中과 外의 專橫과 刺戟을 능히 처리할 수 있어서 生氣가 막힘없이 속속들이 두루 퍼지며 화창한 양기를 타고 무성해지면서 결실한다. 그러므로 천문동은 芒哨나 大黃처럼 열거나 甘遂나 葶藶子처럼 瀉하지 않으며 부드럽게 길러서 매끄럽고 윤택한 氣를 두루 보내 가로막은 것은 모조리 뽑고 막힌 곳을 모조리 뚫으며 순수하게 맑은 기를 이끌어 精氣를 축적하고 기를 化生하며 기를 축적하여 생명력을 온전하게 기른다.

“暴風濕偏痺”는 熱이 몸에 붙은 것이고 “三蟲伏尸”는 기가 속으로 잠복한 것이다. 여기에 가시가 있으면서 응결하지 않고 껄끄러우면서 막힘이 없는 천문동을 쓰면 약효에 이끌려 변한다. 그래서 붙은 것은 없어지고 잠복한 것은 흩어진다. 따라서 온몸의 뼈가 부드럽게 되고 津液이 충만해진다. 어찌 骨髓가 강해지지 않겠는가? 


風濕偏痺 앞의 ‘暴’ 자 三蟲 앞의 ‘殺’ 자 伏尸 앞의 ‘去’ 자는 잘 살펴보아야 한다. 

風濕이 몸에 들어오면 陽이나 陰에 붙는다. 양에 붙으면 ‘風’ 음에 붙으면 ‘痺’라고 한다. 그러나 풍증과 비증은 걸렸다고 해서 바로 發病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인체의 陽氣가 怒하여 邪氣를 容納하지 않고 없애려 하고 이때 사기는 열로 변하여 猖獗하려 하므로 비로소 正氣와 邪氣가 충돌하여서 병이 생긴다. 즉 邪氣와 正氣가 서오 다툴 때 正病이 갑자기 발병한다. 

정과 사가 서로 충돌하여 병세가 심해져서 열이 오르려 할 때 그 틈을 주지 말고 천문동의 매끄럽게 소통하는 약기운으로 正氣를 이끌어 邪氣를 몰아내야 한다. 점점 末期에 이르러 寒氣에 中하면 천문동은 못 쓴다. 결론적으로 ‘暴’이라는 것은 병이 오래된 경우에는 쓸 수 없다는 것이다. 


巢元方이 말하기를 三蟲은 蚘蟲 蟯蟲 赤蟲이라 했다.蚘蟲은 움직이면 淸水를 토하고 心統이 생긴다.蚘蟲이 貫心하면 죽는다.赤蟲이 움직이면 腸鳴하고 蟯蟲이 많으면 痔疾이 생기고 심하면 癩病이 된다. 그리고 이것들이 상처에 생기면 癰疽, 癬瘻, 와, 疥齲가 된다.

또 소 씨가 이르기를 몸에 저절로 생긴 三尸의 여러 벌레가 있어서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 이런 벌레들은 피를 싫어하고 귀신이나 靈과 통하여 항상 외부의 邪氣와 만나서 몸에 疾病을 일으킨다. 

모든 벌레들은 사람과 같이 살아가는데 이것들이 生殖하고 繁盛하는 것은 大氣가 막혀서 濕이 정체되고 熱이 모이기 때문인데 이렇게 벌레가 많아지면 병이 생기게 된다. 벌레를 죽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열이 충돌하고 기가 막히며 肺腎의 陰이 虛한 경우에는 天虋冬으로 殺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와 같이 ‘殺’이라는 표현은 疾病을 일으키는 물질이 형체가 있고 살아 있는 때에나 적당하지 이미 죽어서 줄줄이 나오는 경우에는 적당하지 않다. 

巢氏가 또 이르기를 伏尸의병은 사람의 오장에 숨어서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는데 이것들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정상이며 아무 병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이 움직이면 心腹刺痛과 脹滿喘急 증상이 생긴다.

外臺秘要의 述蘇遊論에 이르기를 傳尸는 相剋하는 순서로 생긴다 毒氣가 안으로 전해지면 오장에 두루 퍼져서 점차 몸이 마르며 죽게 된다. 그 병이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아서 엄살이라 부르나, 기가 急해져 기침을 하면 肺痿라 부르고 骨髓에 熱이 생기면 骨蒸이라 하는데 간혹 淋瀝이나 勞極에서 유래되기도 한다. 이병이 생기면 相剋하는 순서대로 전해지는데 각각 形證이 있으며 다 전해지면 죽게 된다. 대체로 병의 始證이 肺痿, 骨蒸인데 이것이 熱證이 아니면 어디에 속하겠는가? 

肺痿나 骨蒸이 되면 五臟을 돌아서 剋하며 서로 전해지는데 이것 역시 열로 바싹 마른 것이다. 또한 肺痿는 肺의 병이고 骨蒸은 腎의 병으로서 폐와 신이 熱로 마른 것이니 天虋冬으로 치료함이 마땅하다. 천문동으로 마른 것을 滋養하면 枯澁證이 없어지고 熱을 식히면 病氣가 없어진다. 

‘去’라 하는 것은 그 병이 오랫동안 머무른 채 除去되지 않는 것을 治療한다는 뜻으로 풍습편비 앞의 ‘暴’ 자와는 對照가 된다.

‘久, 暫, 宜用, 不宜用’ 은 바로 疾病의 상태와 관련이 있으며 天虋冬의 性情이 달려있는 곳이다. 대개 外感病은 처음에 열이 나지만 나중에는 차갑게 변하고, 內傷病은 처음에 眞氣를 소모하다가 나중에는 眞精을 消耗한다. 천문동은 외감 병에는 빨리 써도 괜찮고 내상병에는 늦게 써도 괜찮다. 그러나 외감 병에 惡寒하거나 내상병으로 陽氣가 시든 때는 적당치 않다. 

傷寒論에서 麻黃 升麻에 天虋冬을 쓰고 金一物에 천문동으로 술을 담그고 大八風散, 小八風散으로 拘攣歷節證을 治療하는 것은 천문동의 暴病 치료 例이다. 

外臺秘要의 延年枸杞子煎과崔氏落腎散 古今驗錄의 通命丸과彭祖丸으로 虛勞를 治療하는 것은 천문동의 久病 치료 例이다. 


끓는 물에 천문동을 비벼 넣으면 비단을 하얗게 빤다. 원래 색이 하얀 비단을 빨아야 하얗게 된다. 그러므로 본디 하얀 것이 더러워지거나 물들었을 때 빨아야 흰색을 되찾아 준다. 

우리 몸에서 흰색은 肺, 肌肉, 骨髓, 腸胃, 膀胱이다. 이들이 火, 熱, 燥, 濕으로 더럽혀져 병이 생기면 모두 천문동으로 빨아낼 수 있다. 

肺에 대해서 別錄에서는 ‘保定肺氣’라 했고, 肌肉과 骨에 대해서 本經에서 ‘暴風濕偏痺’라고 했으며 別錄에서 ‘養肌膚 去寒熱’이라 했고, 腸胃에 대해서 ‘殺三蟲 去伏尸’라 했고, 膀胱에 대해서 別錄에서 ‘利小便’이라 했고, 髓에 대해서 本經에서 ‘强骨髓’라 했다.

그런데 앞의 몇 글자에 깊은 뜻이 있다. 

主, 殺, 去, 利는 병을 除去한다는 말이고, 强, 保定, 養은 질병을 제거한다는 뜻이 아니다. ‘强’은 보태서 강화하고 무성하게 만드는 것이고, ‘保定’은 단지 消耗만 안되게 하는 것이고, ‘養’은 자양은 하지만 무엇을 시키지는 못한다. 

天虋冬은 질이 부드럽고 윤택하며 성이 기름지기 때문에 腎臟에 가장 적당하다. 그러므로 骨髓를 치료하는 효능이 가장 강하다. 

肺는 嬌臟으로서 淸潤한 것을 좋아하고 溫燥한 것은 싫어한다. 그래서 천문동은 肺에도 效驗이 있다. 

그러나 천문동은 질병을 제거만 할 뿐이므로 補劑로 쓸 때는 참작해야 한다.


2022.8.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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