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경 桔梗 도라지 약효 (본경소증 本經疏證)

길경 桔梗 약효 (본경소증 本經疏證)

1.길경 桔梗 (본경소증 本經疏證)

도라지꽃
길경-도라지-꽃


길경, 도라지는 싹이 나고 줄기는 한 척(尺)이 넘게 자란다. 잎은 살구 잎과 비슷하지만 더 길게 자란다. 네 개의 잎이 서로 마주 보면서 난다. 여름에 작은 紫碧色의 꽃을 피는데 마치 牽牛花와 비슷하다. 가을 이후에 씨를 맺으며 뿌리는 그 크기가 손가락만 하며 하얗다. 

素問 皮膚論에서 이르기를 ‘陽에 위치한 것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주관하고 陰에 위치한 것은 밖으로 나가는 것을 주관하여 안으로 스며든다’고 하였다. 氣海와 腸胃의 기운은 陽에 위치하며, 五臟 사이의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기운은 陰에 위치한다. 五臟에 있어서 肺는 내보내는 기운(出氣)을 주관하고, 腎은 들이는 기운(納氣)을 주관한다. 肺가 氣를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면 氣海에서 氣가 逆亂되고 腎은 말미암아 들일 기운이 없게 된다. 腎이 氣를 들이지 못하면 氣가 腸胃에서 머물러 정체하게(逗遛) 되고 肺는 더욱 말미암아 내보낼 氣가 없게 된다. 

칼로 찌르는 듯이 가슴과 옆구리가 아픈 것은 氣海 안에서 氣가 잘 운행되지 못한 것이고, 배가 그득하고 소리가 나는 것은 腸胃 안에서의 氣가 잘 운행되지 못한 것이며, 氣海와 腸胃의 氣가 모두 운행되지 못하면 驚恐과 悸가 발현하게 된다. 驚이라는 것은 氣가 어지러운(氣亂) 것이며, 恐이라는 것은 氣가 내려간(氣下) 것이고, 悸는 氣가 운행되지 못하여 물(水)이 心臟으로 침범한 것이다. 

길경의 색은 白色으로 肺金의 質을 갖추었고 맛은 辛味로 肺金의 用을 갖추었다. 그런데 쓴맛은 매운맛보다 강하고 쓴맛이 매운맛보다 먼저 나온다. 매운맛은 오르는 기운을 주관하고 쓴맛은 내리는 기운을 주관한다. 그래서 기운이 다 내린 후에 다시 기운을 올린다. 이것으로 내부의 停滯를 열고 기운이 나가는 길을 通하게 한다.

六府의 氣가 잘 퍼지게 하고 五臟의 기운이 잘 도달하게 하니 上焦의 痛症과 中焦의 그득함(滿)과 下焦의 소리 나는 증상(鳴)이 어찌 한 번에 모두 제거되지 않겠는가? 三焦의 질환이 제거가 되면 또한 어찌 氣가 어지러워 발생하는 驚이나, 氣가 아래로 내려가 발생하는 恐이나, 飮이 모여서 발생하는 悸를 걱정하겠는가? 

오직 氣가 내부에서 어그러짐으로 인하여 邪氣가 외부에 머무르게 된다. 寒熱邪는 陽에 머무르고 風痹邪는 陰에 머무른다. 五臟과 腸胃가 이미 잘 조절되면 氣血이 이미 조화롭게 되고 그러면 바깥의 邪氣가 어찌 용납될 수 있겠는가? 고로 내부의 氣(五臟腸胃之氣)가 조화를 이루면 유의하지 않아도 邪氣는 스스로 제거가 된다. 氣가 通하면 陽이 왕성해지고 陰邪가 소멸하니 음식이 저절로 잘 받아들여지게 되며 蠱毒이 스스로 내려가게 된다. 

海藏, 東垣, 丹溪는 모두 길경이 腎으로 들어간다고 말하였다. 어찌 仲景이 少陰喉痛을 치료하는 것을 근거한 것이 아니겠는가? 길경이 喉痛을 치료하는 것은 肺를 치료한 것이지 腎을 치료한 것이 아님을 모르는 것이다. 무릇 足少陰腎經은 그 곧은 가지는 腎에서 肝膈을 뚫고 肺안으로 들어가며 喉嚨을 돌아 舌本에 이른다. 또한 곁가지는 肺에서 心 안으로 들어간다. 腎의 邪熱이 經을 돌아 오르면 肺가 바로 그 邪熱을 받지 아니하고 서로 싸우게 된다. 2~3일 동안 邪熱이 아직 盛하지 않으면 아직은 肺가 邪熱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甘草로 瀉火하면 나을 수 있다. 만약 낳지 않으면 이는 肺竅가 不利하여 氣가 宣洩치 못한 것이다. 이때에는 길경으로 열어주어야 한다. 肺竅가 이미 通하면 氣는 따라서 宣洩케되고 熱은 저절로 외부로 통과하여 도달(透達)하게 된다. 비록 그러하나 이는 잠시 그러한 것을 예를 들어 언급하였을 따름이다.

금궤요략에서 ‘기침을 하고 가슴이 그득하고 추위에 떨며, 맥이 빠르고 목이 깔깔하나 갈증을 느끼지 않고, 때때로 탁하고 비린내 나는 가래를 뱉으며, 오래도록 쌀죽과도 같은 고름을 토한다’는 것은 氣가 정체하면 飮이 정체하게 되고 飮이 정체하면 熱이 생기게 되어 氣血이 썩어서 문드러진 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경우에도 桔梗湯을 사용하며, 그 효능에 대하여 注에서 말하기를 ‘두 번 복용하면 고름을 토하니 어찌 火가 淸하였는데 熱이 물러가지 않을 수 있고, 氣가 宣統케 되었는데 부패함(腐)이 없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 한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미루어 보면 腎家의 熱은 肺가 阻塞된 것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이 桔梗湯을 쓰는 하나의 실마리이다. 肺家에 熱이 있어 氣가 宣洩치 못하면 어찌 이로 인하여 腎의 氣가 막혀서 熱이 다시 하초에서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금궤요략에서 이르기를 길경이 血痺를 주치 한다고 하였는데 血痺의 脈은 寸口와 關上에서 微弱하고 尺中에서 조금 緊하다. 이 병은 역시 腎과 관계된 것이다. 무릇 血痺는 氣痺에서 비롯된다. 氣가 열리면 血도 열리며 上竅가 通하면 下竅도 스스로 通하게 된다. 

通脈四逆湯證에 咽痛이 있는 者는 작약을 빼고 길경을 더하며, 泄瀉가 그치고 脈이 나오지 않는者는 길경을 빼고 인삼을 더한다. 작약은 陰結을 열고 腹痛下痢를 그치게 하며, 길경은 陽結을 열고 또한 腹痛下痢를 그치게 한다. 이것으로 戴陽의 증상에 陽에 結한 것과 陰에 結한 것이 있고, 길경과 작약의 쓰임에 있어서도 은연중에 서로 반대가 되는 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泄瀉가 그치면 반드시 腹痛이 먼저 그치게 된다. 腹痛이 그치면 結한 것은 이미 열린 것으로 작약과 길경은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물며 結이 이미 열렸으면 바로 그 虛함을 걱정하여야 하는데 어찌 다시 開洩하는 藥을 사용할 수 있겠는가? 인삼은 肺를 補하고 길경은 肺를 여니(開) 또한 은연중에 인삼과 길경이 서로 반대가 된다. 이것으로 길경의 쓴맛이 매운맛보다 먼저 작용하고 쓴맛이 매운맛의 작용에 동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쓴맛은 腸胃의 축적을 열어서 이끌며 매운맛은 肺를 쫓아 나가는 길을 열어 배설시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諸家는 이를 ‘升提’라 하고 ‘舟楫’이라 하였는데 같은 의미이다. 그것에 대한 실상은 이와 같은 까닭이 있는 것이다. 

寒實結胸에 熱症이 없는 경우에 白散으로써 치료한다. 白散중에 길경을 사용한 것은 길경이 氣分을 疏通시키는 主가 되기 때문이다. 무릇 胸中之氣를 開道함에 仲景은 大承氣湯, 小承氣湯, 梔子厚朴湯에 枳實과 厚朴을 쓰지 아니한 것이 없는데, 白散에 枳實과 厚朴을 쓰지 아니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릇 병에는 上下의 구분이 있고 치료에는 操縱의 구별이 있다. 인체 상부에서 結한 것은 宿痰停飮이다. 그러므로 무릇 結胸에 熱實과 寒實을 막론하고 차라리 甘遂, 葶藶, 巴豆를 쓰고 枳實, 厚朴을 쓰지 아니한다. 大陷胸湯, 丸, 白散이 이러한 것이다. 인체 중․하부에 結한 것은 熱과 實이 서로 영향을 미쳐 氣가 따라서 熱化한 것이니 더러운 사기(邪穢)를 씻어 몰아냄(蕩滌)에 있어서 그 邪氣와 붙은 氣를 분리하여야 한다. 大小承氣湯 等이 이러한 것이다. 

그러나 길경의 쓰임에 있어 氣로하여금 위로 올리나 아래로 내려보내지는 못한다. 이제 병이 지극히 높은 곳에 있으면 진실로 操上하고 縱下하여야 病이 없는 中下焦로하여금 해를 입지 않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말하기를 病이 膈上에 있으면 반드시 구토시키고 膈下에 있으면 반드시 설사시킨다고 하였다. 熱邪와 停飮이 結하면 瓜蔞로써 治하며 半夏, 黃連으로 反佐한다. 寒邪와 停飮이 結하면 巴豆로써 치료하며 桔梗과 貝母로써 反佐한다. 寒에 熱을 이용하고 熱에 寒을 이용하여 反佐하는 것은 精妙한 의의가 있으며 入神의 경지라 하겠다.

排膿散은 枳實芍藥散에 길경과 계란 노른자를 加한 것이다. 排膿湯은 桔梗湯에 生薑, 大棗를 加한 것이다. 排膿에 왜 반드시 길경을 사용하였는가? 무릇 皮毛는 肺의 合이다. 桔梗은 肺로 들어가서 皮毛로 퍼져 도달한다. 膿은 마땅히 皮毛로 배출되는 것이 순리이다. 散이 이르는 바는 깊고 湯이 이르는 바는 얕다. 枳實芍藥散은 본래 産後瘀血腹痛을 치료하는 藥으로 길경과 계란 노른자를 加하면 排膿을 하게 된다. 여기서 배출시키는 바는 陰分과 血分의 膿인 것을 알 수 있다. 桔梗湯은 본래 肺癰吐膿喉痛을 치료하는 것으로 生薑과 大棗를 加하여 排膿湯이 된다. 이것으로 배출하는 바는 陽分 氣分의 膿임을 알 수 있다. 위의 두 처방은 길경을 제외하면 하나도 같은 약물이 없음에도 두 처방 모두 排膿이라 명명하였다. 排膿이란 것은 반드시 길경으로써 치료하며 병의 천심에 따라 佐使를 결정할 따름이다. 이것으로 길경은 排膿의 君藥이다.



2022.8.18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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